알고리즘/오프라인 대회

ICPC World Finals 2019 후기

kdh9949 2020. 12. 10. 05:02

좀 많이 늦은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건 어딘가에 남겨 놓은 기록이 있어서 안 써두면 아까울 것 같다.

 

2019년 3월 30일부터 4월 5일까지 개최된 ACM-ICPC World Final에 신승원, 김현수와 함께 서울대학교 대표로 출전하였다. 우리 팀은 11문제 중 7문제(페널티 783분)를 풀어 최종 순위 7위로 은메달을 받았다.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부담감을 많이 안고 출전한 대회인 만큼, 적어도 메달은 꼭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전했는데 정말 운 좋게도 은메달을 받게 되어 다행이다.


포르투갈에 도착해서 팀 연습을 두 번인가 했던 것 같은데, 하나를 완전히 망쳤었다. 심지어 드레스 리허설 때에도 쓸데없이 열심히 한 거 치고 결과가 별로 안 좋았다. 대회 날 아침에는 천둥번개까지 치고 그랬는데, 뭔가 괜히 긴장하고 불안해하면 더 안 좋을 것 같아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대회 시작 전에 대기 시간이 굉장히 길었는데, 거의 마지막 쯤에 주최 측에서 준비가 다 되니까 갑자기 남은 시간을 줄여 버려서 약간 당황한 채로 대회가 시작되었다. 문제는 11문제였고, 평소 하던 대로 나는 앞의 4문제를 읽었다. 일단 A를 읽었는데 바로 생각이 나지는 않아서 넘어갔고, B는 그림 보고 넘기고, C는 예제 입력 보고 넘기고, D는 문제 배경이 circular라서 넘기려다가 그래도 B랑 C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읽었다.

다행히도 D는 별로 어렵지 않은 문제였고, 승원이가 J(의 틀린 풀이)를 코딩하는 사이 풀이를 정리한 뒤, 곧바로 짜서 냈다. 그런데 틀렸다. 처음 5분 동안은 코드의 틀린 점을 열심히 찾다가, 사실 WA가 아니고 RTE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바로 배열 사이즈를 고쳐서 맞았다. (끝나고 나와서 보니까, 이 때 한 번에 맞았거나 배열 사이즈를 빠르게 고쳤으면 D 퍼솔이었다 ㅠㅠ.. 이거는 일 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면 아쉽다)

그리고 나서는, 사람들이 A를 많이 풀길래 쉬운 문제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곧 풀이를 찾았다. 그 동안 승원이와 현수가 E를 열심히 풀고 있었고, 번갈아가며 코딩하여 5분 간격으로 각각 맞추었다.

그 다음에 B를 봤는데, 생긴 것과는 다르게 풀이가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았다. 현수가 H를 짜서 맞는 동안 풀이와 식을 정리하고 보니 간단하게 생겨서 일단 실수오차를 별로 생각하지 않은 채로 빠르게 짜서 냈다. 그런데 한 번에 맞아서 약간 놀랐다. KAIST 팀을 포함해 많은 팀들이 B를 푸느라 고생했다고 하는데, 이런 점에서 일단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남은 것 중에 그나마 풀 수 있어 보이는 게 J랑 G였는데, 승원이가 둘 다 정말 잘 풀어 주었다. 이렇게 7문제를 풀고 나니 3등까지 올라가 있었다. 이때가 아마 대회 시작 2시간 30분 후였을 거다.

하지만 나머지 4문제가 모두 너무 어려웠고, 결국 그나마 풀이가 생각났던 F를 나머지 2시간 동안 시도했으나 문제를 더 풀지는 못했다. 8문제 이상 푼 팀들은 모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와서 다시 보면 "I를 잡았으면 풀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가도, 어차피 나머지 문제는 (적어도 나는) 대회 시간 중에 절대 풀이 + 코딩을 끝낼 수 없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저만큼 했으면 할 거 다 했다는 느낌이다. 8문제를 풀었으면 아마 5~6등쯤 했을 것 같다.

저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PS 실력 최고점을 찍었었다고 생각한다. 코포 레이팅 변화를 봐도 그렇고.. 월파 직전까지는 이런저런 부담감으로 연습을 엄청 열심히 했던 것 같은데, 월파 이후에는 학교 생활이 너무 바빠서 (2학년 1학기부터 내리 세 학기를 20 / 21 / 21학점을 조졌다) PS를 별로 열심히 안 한 게 원인인 것 같다.

조만간 군대를 가는데, 군대에 가서 PS 폐관수련 하고 오겠다고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고 있다. 과연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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