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2020 마무리

kdh9949 2020. 12. 31. 23:13

블로그를 다시 개장했으니 그래도 올해 마무리 글은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런 글을 예전에 한 번도 쓴 적이 없긴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은 2020 마무리이지만 내용은 2018년 ~ 2020년의 3년어치로 채우려고 한다.

0. 근황

내년 1월 18일에 군대를 간다.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산업기능요원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현역 산업기능요원은 복무기간이 3년이라는 점이 제일 컸다) 결국 군대를 가게 되었다. 육군으로 가는데, 그래도 전문특기병으로 신청해서 가는 만큼 나름 꿀 빠는 곳으로 간다고 믿고 있다. 물론 까 봐야 알겠지..

종강 하고 나니까 갑자기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다. 정신 차리고 나면 논산에서 새벽 6시에 눈을 뜰 것만 같다.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려고 생각도 잠시 해 보았지만 아마 입대 전까지는 아무것도 안 할 것 같다. 코로나 시국 때문에 몇 없는 친구들, 지인들도 제대로 못 만나고 가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가 없다.

 

1. 학업

 학부 졸업을 빨리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지난 3년 동안 학점을 거의 졸업 가능할 수준까지 들었다. 130학점 중 총 126학점 이수. (1학년 45학점, 2학년 41학점, 3학년 40학점) 현재 대통령과학장학금을 받는 중인데, 평점은 "장학금 안 짤릴 만큼", 즉 3.6 이상만 유지하자는 목표를 세웠고 다행히 쭉 지켜는 가고 있다. 3학년 2학기에는 좀 위험했다 ㅋㅋ

총이수학점에 2020 2학기가 아직 반영이 안 됐다. 

사실 전공필수 과목 하나가 봄 학기에만 열리는데, (대체 왜..?) 그거를 3학년 1학기에 신청을 못 해서 아쉽게도(?) 3년 졸업은 못 했다. 그래서 그냥 군대 3학기 딱 갔다 오고 나머지 2학기동안 학점 여유롭게 들으면서 PS에 전념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 부분은 밑에서 좀 더 언급할 예정.

1학년 때는 무려 45학점이나 들었지만, 사실 그 중에 9학점이 여름계절학기에 들은 거라서 정규 학기는 특별히 빡세다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냥 교양 학점 치운다는 느낌으로 대충 들었던 거 같다.

그리고 여름계절학기 최대 신청 학점이 9학점이라고 진짜 9학점을 신청하면 안 된다. 보통 해 보지 않고도 아는 사실이지만, 나는 능지가 부족해서 기어코 맛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월수금 9 to 6로 학교에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점심시간은 사치.

과목별로 매우 간단한 감상이라도 한 줄 씩 남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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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기술 글쓰기 : 교양과목 개편으로 사라진 걸로 알고 있다. 그냥 적당한 로드로 괜찮았던 과목으로 기억.
  • 대학영어2(말하기) : 글쓰기보다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들었던 거 같은데 그냥 글쓰기로 들을 걸 그랬다.
  • 수학 및 연습 1 : 고급수학 떨어져서 들었다. 고등학교 때 한 번 배운 내용이라 꿀 빨았다.
  • 생물학 1 : 교수님 평이 좋아서 신청했는데, 공부를 대충 했더니 성적도 대충 나왔다.
  • 생물학실험 1 : 3주치 보고서를 하루에 몰아 쓰면 안 좋다는 것을 3번 배우고 3번 까먹었다. 그래도 실험 중에는 생실이 그나마 낫다는 듯.
  • 컴퓨터의 개념 및 실습 : 컴퓨터공학의 근본을 배우는 과목. 올해부터는 커리큘럼이 바뀌었다고 해서 매우 안타깝다. 개론 과목인데 무슨 어셈블리를 가르치고 앉아있어서 듣는 당시에는 이게 뭔가 싶을 수 있으나, 이후 전공(특히 컴퓨터구조) 과목을 공부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 음악의 원리(이상 1학기) : 한 학기동안 딱 이틀 써서 적당한 학점을 받았다.
  • 심리학개론 : 여름계절학기 9학점에서 오전 9시~12시를 담당하던 과목. 자느라 수업 제대로 안 들었다. 공부도 하기 싫어서 0.1회독 했던 것 같다. B-로 벌받았다. 재수강할 생각이 없었기에 오히려 좋다고 할 수 있다.
  • 초급한문 2 : 여름계절학기 9학점에서 오후 12시~3시를 담당하던 과목. 부족한 한문 지식으로 열심히 했다. 교수님의 은총으로 성적에 비해 매우 좋은 학점을 받았다.
  • 생물학 2(이상 여름계절학기) : 여름계절학기 9학점에서 오후 3시~6시를 담당하던 과목. 사람들이 필기를 너무 열심히 해서 나도 분위기 따라서 열심히 했던 기억. 중간고사에서 운빨이 터져서 학점을 괜찮게 받았다.

  • 고급수학 및 연습 2 : 고등학교 밑천이 다 떨어졌지만, 어떻게 공부해서 커버를 친 거 같다. 기말고사 직전에 옆자리에 있던 친구랑 "야 이거는 안 냈겠지?"라는 대화를 나눈 뒤 시험지를 보니까 그게 딱 나와서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 공학수학 1 : 교수님의 말투와 행동이 매우 특이하셔서 수업을 듣기 전부터 이미 유명인사(?)셨다. 그리고 수업 조교님은 BOJ 랭커셨다... 지각 스택을 좀 쌓았던 걸 감안하면 학점은 그럭저럭 나왔던 기억.
  • 화학 : 물리학실험을 듣지 않겠다는 의지로 화학을 신청했다. 분명히 계산기로 계산했는데 기말 클레임을 갔더니 "이거 식은 맞는데 계산이 틀렸네요"를 5번 정도 들은 거 같다. 다행히도 중간을 잘 봐 놔서 학점은 잘 받았다.
  • 생물학실험 2 : 개미 생태를 관찰하는 실험이 있었는데 그게 재밌었어서 기억에 남는다. 같은 조 분이 철학과 + 통계 복전이라셨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 서양음악의 이해 : 수업은 졸아서 잘 기억 안 난다. 중간고사 던진 것 치고는 학점은 양호했던 듯. 참고로 내가 들은 수업 담당 교수가 얼마 전에 성희롱 관련으로 직위해제를 당했다고 한다.
  • 신입생세미나 : 학점 채우려고 들었고, 매우 잘 채웠다. 교수님이 고기도 사 주셨다.
  • 컴퓨터프로그래밍(이상 2학기) : 교수님이 인도 출신이신데, 영어 발음을 알아듣기가 매우 힘들었다. 출석을 안 부르셔서 수업 안 갔다... 중간고사 코딩 시험을 말아먹어서 학점도 말았다.

2학년 때는 본격적으로 전공 과목을 듣기 시작하면서 슬슬 학기가 빡세지기 시작했다. 그 정점이 2학년 2학기인데, 무려 소개원실(팀프로젝트) + 시스템프로그래밍(과제많음) 을 포함하여 21학점을 들었다. 이 때 조별과제 있던 과목들 팀원들에게 짐을 더 떠안기게 된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2학년 2학기 평점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과목별 감상. 역시 너무 길어서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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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학수학2 : 교수님 강의평이 워낙 안 좋아서 (노트 필기 검사를 하신다는 얘기가 있었다;;) 걱정을 했는데, 몇 년 쉬다 오신 사이에 달라지신 것 같다. 다만 과제나 시험 문제는 대충 내시는 듯 하다..
  • 통계학 : 교수님이 매우 활기차신 분이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수업을 기어코 안 들었다.. 다행히 강의자료가 있어서 시험공부는 제대로 했다.
  • 이산수학 : 교수님이 딴 소리를 많이 하셔서 재미있었다. 내용 자체는 PS충이라면 이미 익숙할 내용들이라서 꿀 빨았던 거 같다. 시험은 타임어택 스타일이었다.
  • 컴퓨터구조 : 교수님이 스위스 출신이신데,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나보다 잘 하신다. 열심히 들은 몇 안 되는 수업이다. 매 시간 출석체크를 Pop quiz로 하시는 단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좋은 수업이었다.
  • 논리설계 : 솔직히 왜 배우는지 잘 모르겠어서 대충 했다. 실습 시간에는 Verilog라는 하드웨어 프로그래밍 언어를 쓰는데, 사람을 화나게 하는 재주가 있다. 시험 공부를 대충 한 덕에 학점은 대충 나왔다.
  • 자료구조(이상 1학기) : PS충이라 꿀 빨았다(2). 기말고사 때 동명이인이랑 점수가 바뀌는 사건이 있었다... 학점을 잘못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정정 메일을 너무 늦게 보냈는지 답장을 안 해 주셨다;

  • 컴퓨터공학세미나 : 필수 과목이라서 들었다. 외부 강사 특강을 매 시간 하는 형태인데, 나한테 흥미로운 주제는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 오토마타이론 : 교수님이 String Algorithm 쪽에 매우 정통하신 분이다. 무려 O(N) Suffix Array 논문의 저자. 수업 내용도 퀄리티가 매우 높다. 기말고사를 매우 잘 쳐서 학점을 잘 받았다.
  • 프로그래밍언어 : 함수형 프로그래밍에 대해 배운다. 수업 내용은 처음 보면 이게 뭔가 싶을 수 있으나 이해하는데 성공하면 재밌다. 과제는 OCaml 프로그래밍인데, 어렵다. 뒤로 갈수록 내가 짜는 코드가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어진다. 과제는 다 하긴 했는데(시험이 없는 과목이었다), 출석을 제대로 안 했더니 학점을 조졌다. 사실 출석으로 F가 안 나온게 다행이긴 하다.
  • 알고리즘 : PS충이라 꿀 빨았다(3). 과제가 적어서 오히려 자료구조보다 편했던 듯.
  • 컴파일러 : 2인으로 팀 프로젝트가 있다. 나는 과제를 전날부터 시작하는 안 좋은 습관이 있는데 팀원 분은 그러지 않으셔서 정신 차리고 보니 버스를 타버렸다... 나는 보고서나 발표자료 같은 것만 거의 만들었던 것 같다.
  • 시스템프로그래밍 : 컴퓨터구조의 심화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코딩 시험을 보는데, 기말 시험때는 중간부터 교수님(컴퓨터구조 가르치신 외국인 교수님)이 돌아다니시면서 유창한 한국어로 훈수를 두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제도 겁나 많다.
  • 소개원실(소프트웨어 개발의 원리와 실습, 이상 2학기) : 웹 개발 프로젝트 하나를 4인 1팀으로 한 학기동안 진행하는 과목인데, 그냥 할 일이 산더미다. 개인적으로 과목 수료 학점을 최소 9학점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수님의 기대치가 매우 높은데 문제는 그걸 다 충족시키는 조들이 또 나온다는 것이다. 우리 조는 2학년 4명이었는데, 중간발표 때 탈탈 털렸다. 내가 다른 과목들에 묻혀 제대로 역할을 못 한 게 컸던 거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캐리를 어느 정도는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들어왔는데, 학기 중간을 지나고 나서 보니까 어느새 버스 승객이 되어 있었다. 조원들한테 미안한 마음뿐이다.. 학점은 프로젝트와는 별로 상관 없는 것 같고 시험을 잘 보면 잘 주신다. 올해부터는 "3학년 이상만 수강 가능"으로 수강 제한이 걸렸는데, 왠지 나 때문인 거 같다..

3학년, 즉 올해에는 코로나 덕에 수업이 싹 다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물론 수업은 제대로 들은 게 하나도 없다. Zoom 강의든 동영상 녹화강의든 그냥 백그라운드에 틀어놓고 딴짓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양심 상 게임은 안 했다(?) 그래도 1학기까지는 과제도 나름 열심히 하고 시험공부도 완전 놓지는 않았는데 2학기가 되니까 그냥 다 귀찮아져서 시험공부를 반쯤 놔버렸다. 오전 수업은 10시 55분에 알람 듣고 깨서 -> Zoom 접속해놓고 -> 다시 침대 가서 자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덕분에 장학금 못 받을 뻔했다.

과목별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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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영체제 : 시스템프로그래밍의 연장선에 있는 과목. 과제가 무려 OS kernel 코드의 일부를 구현하는 것인데, 과제를 하면서도 좀 신기했던 것 같다. 조교님들이 자동채점 시스템을 구현하셨는데 어떻게 하신 건지 모르겠다;; 시험공부량에 비해 학점이 잘 나왔다.
  • 컴퓨터융합응용 : CS 분야의 다양한 최신기술(빅데이터 처리, 인공지능 등등)들을 겉핥기하는 과목이다. 겉핥기의 정도가 좀 심한 거 같긴 하다.. 유익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 소셜 네트워크 분석 : 소셜 네트워크, 즉 그래프에 대해 배운다. 생각보다 PS와 관련된 내용이 꽤 있었던 거 같다. Term project가 소셜 네트워크 관련 알고리즘을 비교/분석하는 것이었는데, 논문 잔뜩 찾아서 열심히 적었더니 우수보고서로도 선정되고 기분이 좋았던 기억.
  • 창의적통합설계 2 : 이것도 팀 프로젝트 과목인데, 회사와 연계하여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냥 대충 혼자 신청한 거라 걱정스러웠는데, PS 하면서 알게 된 선배 한 분이랑 같은 팀을 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프로젝트는 별로 잘 한 건 아닌 거 같은데, 평가 담당 교수님이 잘 모르시는 분야라서(?) 포장을 잘 한 것 같다.
  • 양자 컴퓨팅 및 정보의 기초 : 수업 내용 자체는 매우 흥미로웠는데, 교수님이 수업을 잔뜩 밀려서 올리시는 게 좀 그랬다. 그리고 기말 점수를 80점 만점에서 "60점만 넘기면 다 60점"으로 바꾸고, 학점 절대평가 기준 컷을 투표로 정한다고 하셨다가 "학생들 투표 결과가 상식을 벗어나서 그냥 내 맘대로 하겠다"라고 다시 뒤집는 등 이게 뭔가 싶은 결정을 여러 번 하셔서 실망스러웠다. 에타 가 보니까 당시 가르치셨던 다른 과목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었더라 ㅋㅋ
  • 블록체인의 이해 : 공학수학2 가르치셨던 교수님이 수업하셨는데, 역시 과제와 시험 문제를 대충 내셨다.
  • 딥러닝의 기초(이상 1학기) : 딥러닝의 기초가 되는 수학 베이스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딥러닝 모델들이 어떤 수학적 배경에서 설계되었는지를 배운다. 교수님 인상이 되게 무섭게 생기셨고, 시험 문제는 더 무섭다. 수학을 잘 하면 학점을 잘 받을 것 같다. 나는 별로 잘 하지 못 했다.

  • 통계학실험 : 수업은 가볍게 쌩까고, 강의자료만 보고 과제랑 시험 다 풀어서 내면 A+을 준다.
  • 마르크스경제학(이상 여름계절학기) : 교양을 좀 쌓아보자는 생각에 + 궁금해서(..) 들어봤는데 마르크스주의가 뭔지에 대해 아주 약간 알게 된 거 같다. 아주 약간 알아서 그런지 B-로 또 벌받았다. 나는 문과 교양이랑 안 맞는 거 같다.

  • 약과 건강 : 학점 적당히 채우는 용으로 들었다. 날로 잘 먹은 거 같다.
  • 게임이론 및 응용 : PS에 나오는 그 게임이론이랑은 좀 다르다. 님 게임이니 그런디 수니 이런 게 나왔다면 참 좋았겠지만... 편미분 열심히 하고 연립방정식 열심히 풀다 보면 학기가 끝난다. 수업을 안 들은 게 스노우볼이 굴러서 학점에까지 내려왔다.
  • 산업공학개론 : 공학개론을 하나는 들어야 한대서 제일 무난해 보이는 걸로 골랐다. 시험이 대면이었으면 망했을 거 같은데, 비대면+오픈북이라 살았다.
  • 전기전자회로 : 컴공 전공필수 과목인데, 진짜 왜 배우는지 1도 모르겠는 과목이다. 그래서 갈수록 공부를 안 했다. 기말이 오픈북이었는데 문제 하나가 책에 그대로 있는 걸 몰라서 조졌다. 사실 기말만 조진 건 아니다.
  • 데이터베이스(이상 2학기) : Zoom + 캠 강제 On 수업이었다. 과제가 뭔가 많았는데 실속은 없었던 기억이다. 어차피 컴퓨터 쪽 일하다 보면 어떻게든 써먹을 지식이니 내용 자체는 유익한 거 같다.

 

 

2. PS/CP

인생 최고 업적인 ICPC World Finals 2019 7등. https://icpc.global/scoreboard 여기는 아직 2019년도에 멈추어 있다...

대학교 와서 "PS만 주구장창 했다"까지는 아니라도, 꾸준히 놓지 않고 계속 했던 것 같다. 다행히도 노력에 비해 결과가 매우 잘 나온 편인 것 같다. 3년 동안 올린 대회 실적을 대충 시간순으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SCPC 2018 3등상(7등)
    - 그럭저럭 잘 쳤던 거 같다. 소프트웨어멤버십을 가입해서 개꿀이었다.
  • 카카오 코드 페스티벌 2018 5등상(등수 기억 안남)
    - ABC를 뚝딱 풀고 D에서 그대로 사망했다. 2019년에도 연다고 하고 안 열었다. 카코페 좀 열어줘.. ㅠㅠ
  • UCPC 2018 4등
    - 789(kdh9949, khsoo01, Namnamseo) 팀의 시작. 이 때는 팀명이 789가 아니긴 했다. 내가 중간에 말려서 페널티를 조졌다.
  • ICPC Seoul Regional 2018 예선 3등 / 본선 1등
    - 789 팀으로 나갔다. 팀원 버스를 달달하게 탔다. 사실 운이 좀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한다..
  • ICPC World Finals 2019 7등(은메달)
    - 789 팀. 예상보다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적어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output을 낸 것 같다.
  • SCPC 2019 3등상(7등)
    - 망한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어떻게 잘 복구했다. 1등 하신 분은 2시간 만에 올솔브를 띄웠다.
  • UCPC 2019 4등
    - koosaga, HYEA님과 함께 출전.
  • ICPC Seoul Regional 2019 예선 2등 / 본선 2등
    - 789 팀. 예선 때 이런저런 일이 터져서 내가 1인분을 제대로 못 했었다. 본선은 "2등 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가서 진짜 2등을 했다. 1등 팀은 그저 벽이 느껴지는 실력이었다...
  • Google Hash Code 2020 Final 진출
    - koosaga, kriii, nong님과 함께 출전. 턱걸이로 예선을 통과했다. 결승 가서는 죽 쒔다..
  • SCPC 2020 특별상
    - 2회 수상제한 때문에 상 못 받았다. 제한 없었으면 또 3등상이었을 것 같다.
  • ICPC Seoul Regional 2020 예선 3등 / 본선 4등
    - tonyjjw, rhrnald님과 함께 팀으로 나갔다. 이번에도 벽을 느꼈다..

Codeforces나 Atcoder, Topcoder 등의 사이트에서도 꾸준히 대회를 참가하고 있다. 현재 레이팅은 각각 2763 (CF) / 2638 (AtCoder) / 1848(Topcoder). 탑코더는 아직 대회를 3번밖에 안 치긴 했다.

CF 레이팅 변화 그래프. 올 한 해 동안 2800의 벽을 열심히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박터지는 서울대에서 World Finals를 한 번 나갔다는 것 자체가 매우 큰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코로나 때문에 내가 나갔던 월파 바로 다음부터 미뤄지고 난리가 났다.. 운이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다. 사실 1학년 때 1등을 하고 나서 "운빨로 나가 놓고 월파가서 죽쑤면 죄책감이 들 것 같다"라는 생각에 혼자 고민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래서 그 시즌에 연습을 엄청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나름 최선의 성적을 거두었으니 다행이다.

789는 정말 밸런스가 잘 맞는 팀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친구 3명으로 이루어진 팀인데, 팀원 셋 모두 IOI 출전 경험이 있다. 팀명의 유래는 SNUPC(교내 프로그래밍 대회) 순위가 셋이 각각 7등, 8등, 9등이라서 789다. 사실 3학년 때도 789 팀으로 나갔으면 참 좋았을 텐데, 어쩌다 보니 팀이 갈라지게 되었다.. (팀원 간 불화가 원인은 아니다 ㅋㅋ) 자세한 내용은 여기 가면 있다.

팀명의 유래가 된 스코어보드.

PS를 하면서 벽을 참 많이 느꼈던 것 같다. 내 실력이 어디에 위치해 있든 간에 나보다 잘 하는 사람들, 내가 못 푸는 문제를 푸는 사람들을 보면서 계속 벽을 느꼈었다. 물론 지금도 벽은 계속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제 그 벽을 부수고 올라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뭐 이런 뻔한 얘기는 아닌데(애초에 살면서 그렇게 피나는 노력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계속 안 놓고 꾸준히 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위에 있던 벽이 조금씩이나마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 하다 보면 언젠가는 Google Code Jam이나 Facebook Hacker Cup 같은 대회 Final에 진출할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그거는 잘 모르겠다.

1학년 때는 그냥 프로그래밍 대회 참가만 해도 재밌었는데, 2,3학년 들어서는 슬슬 대회 운영에도 손을 대게 되었다. SNUPS 회장을 맡게 되면서 (반강제적으로) 출제 및 운영을 맡은 SNUPC, 왠지 모르게 꾸준히 출제/검수진에 이름을 올렸던 KAIST 봄/가을 대회, UCPC 2020 등 다양한 대회 운영에 관여했다. 여기서 배운 점은 "대회는 그냥 참가하는게 개꿀이다", "문제 출제는 귀찮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나는 어려운 문제를 내는 데는 영 소질이 없어서 그냥 적당히 쉽고 교육적인 문제를 내는 쪽으로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ㄷㄷㄷㅈ 문제는 좀 잘 만든 것 같다.

ㄷㄷㄷㅈ

정보올림피아드 계절학교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1학년 때는 조교로 제대로 참여를 못 했고, (여름학교 1주가 끝) 19~20년도 들어서는 원래 조교를 하시던 선배들이 다들 병특하러 가시면서 어쩌다보니 내가 덜컥 조교장을 맡게 되었다. 일을 뭐 그렇게 잘 한 거 같지는 않다 ㅋㅋ;; 원래부터 "기강 잡기"와는 거리가 매우 먼 사람이라 학생들을 관리해야 한다는 게 심적 부담이 좀 컸다. 올해 여름학교는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 솔직히 나 같아도 문제 안 풀고 딴짓 열심히 했을 것 같은 환경이었다.

올해는 IOI 대표교육에도 참여하였는데, 역시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고, 심지어 IOI 자체가 온라인 참여로 전환되어서 여러 모로 아쉬웠다. 싱가폴 따라가서 놀러다니는 상상을 잠시 했었지만 정신 차리고 보니 노트북에 대회 참가용 VM 설치하고 있더라.. 물론 직접 참가한 대표 학생들이 가장 아쉬웠을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도 열심히 해준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중에도 PS를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매우 높은 확률로 안 그럴 거 같지만 그래도 일단 대학교 졸업 전까지는 알차게 즐기고 싶다.

 

3. 동아리

동아리 활동은 크게 밴드부와 SNUPS의 2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놀랍게도 2학년 때까지는 공대 밴드동아리와 과 밴드동아리에서 활동을 했었다. 중학교 때 드럼 찔끔 쳤던 실력으로 어떻게 연습해서 공연도 여러 번 했었다. 공대 동아리에서는 드럼 세션장도 맡았었는데(어떻게 한 건지 아직도 미스터리다), 2학년 때 들어온 신입 부원들이 다들 연습도 너무 열심히 하고 드럼도 나보다 잘 쳐서 약간 현타가 왔던 거 같다. 물론 나는 연습을 더 할 생각은 안 하고 그냥 드럼을 접는 걸 선택했다.

SNUPS는 서울대 PS 동아리로, 사실 동아리라고 부르기도 좀 뭐한 곳이다. 주요 활동은 1학기에 몇 개 열리는 PS 스터디와 프로그래밍 대회 본선 진출자끼리 모여서 사진 찍기(...)이다. SNUPS 회장을 2학년 때 어쩌다가 맡게 되었는데 (할 사람 없으면 한다고 했는데...) 재미가 아주 없진 않았지만 덕분에 나의 2학년 2학기 생활이 한 30%정도 더 힘들어진 것 같다.

SNUPS 회장이 할 일의 99% 정도가 SNUPC 개최(8~9월) ~ ICPC 인터넷 예선(10월) 사이에 몰려 있는데, 일 처리를 빠릿빠릿하게 하지 않으면 인생이 매우 힘들어진다. 나는 일을 야무지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중간에 빵꾸가 몇 개 났었는데, SNUPC는 뭐 대회 운영에 큰 차질이 생기지는 않았었지만(대회 IDE 환경 관련해서는 불만이 좀 있었다) ICPC 인터넷 예선 때는 문제지 출력 관련해서 미리 체크를 제대로 안 한 것 + 대회 서버가 맛이 감의 시너지가 제대로 터져서 좀 큰일이 났었다. 시작하고 몇십 분 동안 문제를 아예 못 읽은 팀도 있었다고 한다.. 문제 출력한다고 뛰어다니느라 우리 팀은 2.5명이서 대회를 친 거 같다. 아무튼 이런 일들을 쭉 겪고 나니까 회장을 더 하고싶다는 마음이 싹 사라져버렸다. 뭐든지 장은 그 자리에 걸맞는 사람이 해야 하는 것 같다. 일단 난 아닌 것 같다.

3학년 때는 SCPC 기출문제 풀이 스터디를 진행했는데, 온라인이라 그런지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다. (꾸준히 참석해준 몇몇 분들은 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개인 연습한다는 느낌으로 진행하다가, 본선 기출문제 할 때 쯤 돼서는 귀찮아져서 그냥 놨다.

SCPC 스터디 repo. 1~6회 1/2차예선 코드가 다 있다. 본선 코드는 없다. https://github.com/kdh9949/snups-scpc2020 <- ㄱㄱ

 

4. 계획

군대에 가서는 PS 공부나 열심히 할 계획이다. 군대에서도 핸드폰을 쓸 수 있어서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집에서보다는 효율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여력이 된다면 문제 출제도 열심히 해서 대회도 한 번 열고 싶다.

복학을 하고 나서 졸업 전까지는 마지막으로 PS에 올인해볼 계획이다. ICPC World Finals도 아직 기회가 한 번 남았고, Google Code Jam이나 Facebook Hacker Cup 같은 것도 Onsite Final 진출해보고 싶고, SCPC 1등상도 타보고 싶고.. 욕심은 많은 상태인데 군대 있는 동안 실력이 얼마나 오를지 잘 모르겠다. 사실 복학하고 나서 ICPC 팀원 모으는 것부터 난관인 것 같다 ㅋㅋ;;

졸업 후 진로는 아직 많이 생각해 본 것은 아닌데, 대학원에 진학해야 할 지 말지가 일단 큰 고민이다. 아무래도 복학 후 랩 인턴을 한 번 해봐야 감이 오지 않을까 싶다. 지난 3년 동안 PS 말고 뭘 했냐 살펴보면 그냥 "학점 좀 많이 채웠다"가 다인 거 같고, 개발, 딥러닝 이런 쪽은 손을 안 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PS 원툴로는 당장 밥 벌어 먹고 살 수도 없으니 결국 다른 분야도 공부를 하긴 해야 할 텐데, 일단은 복학 이후에 천천히 해 보자는 안일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5. 기타

1학년 때는 그래도 밖에 좀 다녔는데, 2학년부터는 그냥 학교<->집만 왔다갔다했던 것 같다. 심지어 올해는 학교도 안 가고 집에만 있었다 ㅋㅋ; 밖에 좀 다녀야 사람을 만나지 싶으면서도 집 밖에 나가기가 너무 귀찮다.

집에서는 과제가 없으면 유튜브 시청 / Twitch 시청 / 게임 / BOJ 문제풀기 <- 요 4개를 돌아가면서 하는 듯 하다. 유튜브는 프리미엄을 결제한 이후로 열심히 인생을 갈아넣고 있고, Twitch는 하스스톤 방송을 주로 본다. 근데 요즘 하스 스트리머들 하스 안 하더라..

지난 20여년동안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는데, 올 여름쯤부터 "계속 이러면 오래 못 살겠다" 싶어져서 간단하게나마 운동을 시작했다. 한 4달 동안 집 근처 공원 + 동네 뒷산 길을 열심히 걸었던 것 같다. 근데 요즘은 추워서 또 안 나간다.. 집에서라도 운동 좀 해야겠다.

 

6. 마무리

말을 좀 길게 하면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내뱉는 편인데, 그걸 그대로 이 글에다 옮겨놓은 느낌이다. 알맹이 없는 긴 글이지만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 둬야 나중에 다시 읽고 추억팔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늦기 전에 적어보았다.

사실 대회 참가 후기, SNUPC 개최 후기 같은 몇몇 에피소드는 따로 글 하나로 떼서 써야 할 만큼 내용이 많은데, 그 때 내가 기록을 하나도 안 해 놔서 지금은 까먹어서 못 쓴다. 기록하는 습관이 참 중요하다.

글을 쓰다보니 여러 사람한테 민폐 끼치고 부끄러운 이야기만 계속 나온다.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지 못 한 느낌이다. 내년에는 군대 가서 좀 철 들고(?) 인간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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